풍수와 주술의 혼동, 정치와 일상 속 미신 문화의 지속 원인 분석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주술과 권력의 결탁
풍수학자 김두규 우석대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에서 고려 태조 왕건이 남긴 훈요십조에 담긴 도선의 풍수 사상이 실제로는 주술 즉 비보술의 형태로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도선을 ‘풍수의 대가’로 보는 것은 오해”라며 “‘도선국사비문’을 분석하면 풍수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고 모두 비보술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풍수술과 비보술의 차이
김 교수에 따르면 풍수술은 땅의 기운을 분석해 건물이나 묘지에 적합한 자리를 찾는 학문인 반면 비보술은 굿이나 사탑 조성을 통해 행운과 안녕을 비는 주술적 행위다.
비보술은 고려 무신정권 시기에 권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정치의 중심에 편입되었으며 그 영향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 정치와 주술적 현상
김 교수는 2022년 청와대의 용산 이전 사례를 예로 들며, “청와대 이전은 풍수술이 아닌 비보술의 결과”라고 평가한다.
또한, 한국 사회가 여전히 성공과 출세를 위해 주술과 운세에 의존하는 이유를 ‘주체성 상실’에서 찾는다.
김 교수는 “한국은 역사적으로 당나라·송나라 유학이나 외세에 의존하며 성공을 추구해왔고, 독립 이후에도 주체성을 지닌 인물보다 기존 질서에 순응한 이들이 성공했다”고 분석하며, 이러한 집단문화가 주술의 지속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주체성 교육, 미신 타파의 해답
김 교수는 단순히 미신을 타파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 전반의 가치관과 교육 방식의 변화를 통해 주체성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암기식, 주입식 교육은 스스로 사고하는 과정을 배제해 운에 의존하는 태도를 만든다”며 “노력과 창의성이 성공의 열쇠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교육적 변화가 천 년을 이어온 주술 사회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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